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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foreseen

[ 트랙리스트 ]

  1. Uncertainty
  2. Time
  3. Songbird TITLE
  4. Les Augen I TITLE
  5. Les Augen II
  6. 오래된 말
  7. 혀 TITLE
  8. 파란 티셔츠(Feat. 신온유)

[ 앨범 소개 ]

§ 243. 그러나 어떤 사람이 자기의 내적인 체험들 자기의 느낌, 기분 등을 자기 개인적인 사용을 위해 적거나 또는 음성으로 표현할 수 있는 어떤 하나의 언어를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는 우리의 일상 언어에서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러나 내가 뜻하는 바는 그게 아니다. 이 언어의 낱말들은 오직 말하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만 지칭하도록 되어 있다. 즉 자기의 직접적인, 사적인 감각들만을. 따라서 다른 사람은 이 언어를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자신의 내밀한 마음을 정말로 언어를 통해 온전히 담아낼 수 있을까? 설령 자신의 내면을 매우 잘 포착했다고 스스로 생각하더라도, 그것이 타인에게 오롯이 전달될 수 있을까? 이러한 물음들 앞에서, 우리는 어쩌면 그동안 너무 쉽게 타인의 마음을 “안다”고 말해온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사실, 우리가 그간 타인의 내면을 “알아 왔던”것은 지극히 ‘예상 밖의’ 우연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은도희의 첫 정규 앨범 [Unforeseen]에서는 그러한 우연들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은도희의 노래들을 듣고 있으면 아주 내밀한 마음들을 엄청 가까이서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누군가와의 이별로부터 느끼는 불안을 토로하거나(“Uncertainty”), 이유는 알지 못하지만 끊임없이 엄습하는 죄책감을 노래하기도 하고 하고(“Les Augen I”), 불현듯 들이닥치는 트라우마를 고백하거나(“Les Augen II”), 떠나보낸 이의 모습을 타인의 입을 빌어 그려낸다 (“파란티셔츠”). 그렇지만 은도희가 자신의 마음을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애쓰는 것은 아니다. 그저 계속해서 “서로를 이어가는 오래된 말들”을 나지막이 읊조릴 뿐이다. 그리고 그 읊조림이 ‘예기치 않게’ 우리에게 와닿은 것에 불과하다. 그 읊조림이 때로는 우리말이라는 낯익은 언어로 이루어지지만, 또 때로는 영어라는 꽤 낯선 언어로 울려퍼진다는 점은 이러한 예기치 않음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든다. 물론, 은도희는 그저 자신이 우리말로 노래하는 것이 조금 어색해서 계속 영어로 노래하게 될 뿐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이는 은도희의 전작들 전작들([Weak]와 [모든] 그리고 [Dissolve]까지)에서부터 이어져 온 양태이다. 그 무엇보다 세밀함을 필요로 하는 자신의 내면을, 어색하지 않게 노래하기 위해서, 은도희가 계속해서 자신에게 보다 더 어색한 다른 언어를 채택한다는 점은 꽤나 역설적이다. 이 아이러니한 읊조림은 숨소리와 목소리와 악기 소리 사이의 어딘가에 자리한다. 앰비언트와 다운템포 정도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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