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제(Pa.je)

Pa.je Archive

[ TRACK LIST ]

  1. Dear. Amigo TITLE
  2. 성민형과 석촌동에서
  3. 4609674/16
  4. #205
  5. Maestro Pantoja
  6. 3월 31일 (Interlude)
  7. April fools day (feat. 장수현) TITLE
  8. Amazing grace
  9. 바다에 비친 달 TITLE

당신을 위한 말갛고 아름다운 진심의 편지. 파제의 연주곡 앨범 <Pa,.je Archive>

파제의 음악을 들을 때면 간혹 독서를 하는 느낌을 받는다. 중간중간 음악에서 느껴지는 그만의 휴지(休止)와 호흡은 음악을 감상하는 시간과 더불어 음악을 읽는 시간도 준다. 그 짧은 시간 안에서 느껴지는 온기와 청청함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오래전부터 알고 싶었다. 파제는 음악을 짓고 부르는 것 외에 악기와 연주에도 관심이 많다. 스페인과 터키 등 외국으로 가서 그곳의 악기를 연주해보고 그곳의 음악을 체득하였다. 웬만한 각오와 진심이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음악은 표현의 폭이 넓으면서도 꾸미지 않은 진심이 있다. 파제의 이번 앨범 <Pa, je Archive>는 음악을 이용하여 만들어 낸 압화(押花)다. 귀한 것들을 오래 남기기 위해 만든 아름다운 압화다. 수록곡들 모두 파제의 주변 지인들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연주곡이며, 오랫동안 관계를 이어온 인물들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서술하기보다는 그가 지닌 애정과 오래 지속하었던 관찰, 고민이 다양한 장르와 색채로 표현되었다. 그가 여태 보여준 따뜻함과 섬세함은 여전히 선명하다. 헌정하기 위한 마음을 치장하지 않은 그의 진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와 관계된 인물들의 정보나 서사를 잘 알지 못해도 음악 하나하나가 정교하고 훌륭하여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Pa, je Archive>의 소재는 확실하다. 그렇기에 음악을 들려주고자 하는 이가 정해졌다 단정할 수 있다. 하지만 특정인만을 위한 음악이 아니다. 그가 모두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것은 누군가를 위해 음악으로 마음을 담아내는 그 과정이다. 한 명 한 명, 각각 다른 취향에 맞춰 형형색색의 봉투와 편지지를 고르고 지면을 채우는 장면이다.
외로움이 더 깊은 병이 되고 나를 일으켜 세우던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계절이 왔다. 소중한 이들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을 파제의 앨범으로 대신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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